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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가 우곡 . 이중전 ( 愚谷 . 李中銓 ) (1825~1893) 부산면 금자리

어와 세상 사람들아
이 내 노래 들어보소
천지가 창조될 때
범위가 어떻든고
형체 없는 어떤 하나
이름이 태극이라
태극이 무극이요
지극한 도 어렵도다
적연한 그 기운이
양의 비로소 만드나니
양은 하늘 되어 위에 뜨고
둥근 원이 되어 가볍고 맑으며
음은 땅이 되어 아래로 내려오니
네모난 형태되어 무겁고 탁해지네
순환은 무궁하고 사계절은
춘하추동 교대하고
한번 정하면 바뀌지 않는 정사방
동서남북 변함 없네
그 기간에 인간 생겨
삼재에 참여하고
삼강오륜 받아들여
만물 영장 되었구나
사람이 좋다마는
사람노릇 극히 어렵다
하늘이 주신 성품 같건만
어짊과 어리석음의 차별 어인 일인고
지극공정하신 하나님이
사사로이 차별을 두겠는가
사람은 모두 더할 것 없이
온갖 선을 갖추었으니
요임금 순임금 따로 있나
사람은 누구나 요순임금이 될 수 있고
너도 장부고 나도 장부니
형명이 다를쏘냐
넓고넓은 하늘의 성품대로
물욕에 현혹되지마소
하늘 큰 뜻 법이 되고
땅의 성물 공이로다
일월성신 풍운우로
만천수상 소소하고
산하초목 조수어별
땅에 실어 형태를 갖춰 물물이라
애연한 저 사단이
자연이 바라난다
허령한 저 마음을
마음을 굳게하소
매일의 동정 그 가운데
본성 출입 형적없어
작은 차이가 천리 오류 만드니
선악화복 양도로다
이 내 몸을 생각하니
부모은혜 망극하다
낳고 키우신
깊은 은덕 갚고자 해도 끝이 없어
태산보다 무겁고
하해보다 깊고 깊다
하늘인 아버지와 땅인 어머니의 조화보소
음양오행 기운으로
자애로운 모친 뱃속
열 달 편히 보낼 적에
천명 받아 천성 따름은
상지 군자 거의 잊고
사욕 좋아 순리를 거역하면
어리석고 천한 자 된다
인의예지 본래 성정
사람이면 뉘 없는가
낮에는 등에 업고
밤이면 품에 안아
한 살 두 살 세 살 때
부모 품에 자라나서
지나치게 사랑하여
자식 악행 알겠느냐
보이지 않아도 자주 보고
들리지 않아도 자주 들어
없어지고 잦아질까
제 자식 걱정하니
이렇듯 큰 은혜를
털끝만큼 갚을쏘냐
사오육칠 팔구세에
호강으로 지냈도다
태평성대 호의호식
부친 은혜 좋을시고
열한 살을 지낸 후에
병신년 액 당했구나
행동거지 조심하고
음식을 가리어서
강보에 싸인 갓난아이
때때로 목욕시켜
더위 추위 피하여
장수와 복을 빈다
마음 다해 지성으로
이리 안고 저리 안아
조모슬하 자랄 때에
기른 은혜 난망이라
애지중지 좋은 의식
호강자제 아이구나
선하신 우리 계모
고금에 드물다
사랑하여 거두기를
친자보다 더하도다.
편히 살되 못 배워 금수 됨은
옛 성인의 분명한 가르침이라
아버지의 명을 받아
서당에 입학하여
사략통감 배운 후에
중용대학 읽어보니
성현의 깊은 말씀
대강인들 알겠는가
가운이 불행했든
신세가 기구했든
유월보름 다음날에
자모상을 당했어라
차례 없는 이 내 몸이
거상 예절 알겠는가
엄중한 부명으로
삼년상을 지낸 후에
목 놓아 울부짖어
기절했다 깨어나기 서럽구나
애고 애고 이 내 팔자
이 일이 어인 일인고
불효로다 불효로다
조실부모 불효로다
전생에 죄를 지었나
차생에 악을 쌓았나
조실 양친 나의 죄는
천지간에 용서받기 어렵다
불효 중의 큰 죄인이
나밖에 또 있을까
상례 좇아 가력 대로
선산에 안장하니
살아서 불효한 몸
상례인들 잘할쏘냐
벌재위명 다닐 적에
시절만 자랑한다
배부르고 등 따숩게 보낸 세월
세상 일을 알겠는가
세월은 가고 이 내 나이
이십이 넘었구나
스물두 살 병오년에
또 액운이 닥쳤구나
불의흉변 부친상을
오늘날 당했으니
부모가 없었다면
이 내 몸이 생길쏘냐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 도리 못했으니
참담한 이 내 한이
죽으면 사라질까
미물인 까마귀도
효도할 줄 알고
사나운 호랑이도
은혜를 갚건만
후회막급 이 내 한이
언제나 없어질까
삼년 상 지낸 후에
불의에 집안 일 맡아
천년이라 여겼더니
영원 이별 하였구나
불법이네 불법이네
백발상제 불법이네
못 할래라 못 할래라
혼자 상치르기 못할래라
슬프다 우리부모
언제다시 돌아올까
한이로다 한이로다
봉양못한 한이로다
어찌해야 잘모실까
주야로 걱정이라
좋은 음식 없는 중에
가세가 빈한하다
천하근본 농사일
이제나 힘써보자
상하 논밭 갈아내어
이골 저골 파종하니
벼 콩 보리 온갖 곡식
해해마다 풍년이라
부지런한 우리 농부
들일 잘도하네
남쪽 유월 더운 날에
땀 흘리며 벼 김매니
집안 일이 바쁜 중에
글 공부할 시간 없네
서책을 멀리하고
재산을 돌보자니
못하겠네 못하겠네
안 배운 일 못하겠네
노복 없이 일하자니
고생인들 적을쏘냐
당년 팔십 조모님과
청상 과부 어머님
음식이 하늘로 여겨
농사밖에 길이 없네
부지런하면 부자되고
게으르면 가난하리
논 심구고 밭 심어서
오곡이 다 익거든
먼저 나라 세금 내고
그 다음 조상 제사
그 다음 부모 공양
그 아래 처자 부양
섣달 정월 명절에는
집집마다 고기 굽고
떡치고 술 빚어서
서로서로 나눠먹고
얼얼우 상상호난
들들마다 태평가요
밤 바구니 술동이는
거리거리 풍년이라
밭갈고 우물파는 우리농부
임금님 덕 어찌 알리
칠경농상 수여안저
권농으로 이른 말이
힘써하소 힘써하소
농업을 힘써하소
억만 장안 화류 중에
피리 부는 동자 세운
울긋 불긋 저자 거리
불의이니 싫을래라
천상 랑 지상 선은
도방권자 선망 않는 자 있을꼬
양주 수례 두목지며
낙양 포상 소진인가
십 년 공부 애써 글 읽어
삼일 말 타고 등과 영화
길일을 택하여
선산에 제사지내고
국은을 다시 입어
벼슬길을 오른다
모든 사람 즐거워하니
강구연월 이때로다
앞집 소년 뒷집 아이
글 공부 힘써하소
부귀는 반드시 근면해야 한다는 것은
글을 두고 이름이라
많이 읽고 많이 쓰면
문장명월 뉘라 아니되리
춘당대 좋은 과거
장원 급제 높이하여
황은에 사배 후에
어주 삼배 취하게 마셔
위화를 척파하고
양로를 막아
사방에 큰 탈 없어
보국 중신 아니될까
임금은 태평성대
부모는 부귀영화
충효를 모두 갖춰
입신양명 할 것이니
부모 슬하 좋은 시절
헛되이 보낼소냐
청춘은 한번가면
다시오기 어려우니
방백수령 다지내고
삼공 육경 높이 올라
음양을 본받고 사시에 순응하는 것은
재상이 할 일이라
나라의 녹을 공으로 받을까
힘을 다해 나라에 충성하여
기오군어 요순하고
제사민어 수성하여
집집마다 충의 사람마다 영재
부국 강병 그 뒤에는
군신이 일체 동심으로
북쪽 오랑캐를 거절하고
국가가 금하는 이 음식(술)
구태여 먹을소냐
술을 싫어하고 의협을 멀리함은
우임금의 절금이요
덕장은 취하지 않고 제사에 쓰려 술은 만든 것은
주무왕 경계하신 가름침이요
술을 마시되 적절하게 그침은
공자의 절엄이요
술 한잔 권할 때 절을 백 번씩 함이
향음주례 고법이라
옛성인의 엄금절계
경전에 뚜렷하니
----- 온갖재물
구슬같이 고운 계집
글 가운데 있으니
부디 공부 힘써하소
또다시 이를말이
술먹기에 힘쓸소냐
술이라 하는 것이
성정을 파괴하는 광약이라
술 먹어서 착실하단말
어디서 들어봤나
옛일을 살펴봐도
망국패가 그 몇인가
근후한 본성정이
흉험하게 되느니라
된트림 섣기침은
사람눈에 꼴불견이요
이리비틀 저리걸음
손가락질하는 가관이라
크게 취해 깨지 못한 중에
집꼴을 보자면
벽 떨어진 냉돌방에
부모의 주야걱정
곡식없는 텅빈 부엌
처자의 조석원망
이 사람의 패가망신
눈앞에 역력하다
농사짓고 글읽기를
술 먹듯이 힘을 쓰면
부자문장 다되어서
착한사람 되련마는
음주를 취미삼아
날마다 술마실제
집안일 저버리고
술집을 내집삼아
주야로 다닐적에
패가망신 아니할가
한잔 두잔 세잔
술취한 자 거동보소
부부는 분별있고
장유는 차례있고
친구는 믿음두니
이것이 오륜이라
타고난 성정 좋은 것이
제 몸에 있건마는
아니 힘써 못 익히니
자포자기 네 죄로다
나부터 못한 일을
남에게 이를소냐
주모의 술값 재촉
부모 욕 미치네
슬프도다 저 사람들
술 못먹어 죽을손가
그밖에 당부할 말
남색잡기 즐겨마소
제 신상 제 망하니
누가 가련타하리
아서라 그만두고
삼강오륜 외어보자
임금은 신하의 근본
아비는 자식의 근본
지아비는 아내의 근본
이것이 삼강이요
부자는 친이 있고
군신은 의가 있고
예로써 상을 치러
혼백을 수조할제
조모상중 설운 중에
부모생각 새로 난다
우리부모 계셨으면
호화롭게 치를 것을
오늘날 이 내 몸이
상치르니 더욱 섧다
그러나 이 내 말씀
만분지일 도움될까
그럭저럭 지낼 제
세월이 무정하다
삼십칠세 이 내 나이
신유년 정월이라
할머님이 세상 뜨니
부모흉변 다를소냐
애고애고 서럽구나
부모대신 발상하니
애곡애고 서럽구나
비통함이 더하도다
원통하신 우리부모
혼백인들 모르는가
승중상 중 이 내 슬픔
조실부모 한이로다
가업을 전한 후에
한가한 사람되어
집을 우곡이라 이름짓고
벽위에 붙이니
우곡이라 한 뜻은
다름이 아니로다
내 근본이 이런지라
산골 거처 마땅하다
그 달을 지난 후에
이월을 당해서리
이런 흉액 또 있는가
상처라니 뜻밖이다
불행토다 이 내 신세
이다지도 험하구나
슬프다 망처 상을
형편 맞춰 치르고서
조모님 큰 상사를
망극애통 지내올 제
효부로다 어머님
살으신 듯 극진하니
연약하신 이 기질로
살림하기 극난하다.
세월 흘러 이 년 상
삼년 상을 마친 후에
자식 혼사를 가리어서
며느리를 급히 맞고
골마다 흐른 물에
속된 말을 씻어내고
봉우리 두른 안개
선경이 여기로다
소박한 식사 이 내 뜻을
부귀가 달내소냐
뒤로 소나무 대나무
앞으로 삼마장은
신선 세상 그 가운데
작은 초가 더욱 좋다
자연의 깊은 맹세
티끌로 벗을 삼아
번화한 세상사슬
저멀리 던져두니
시비는 물처럼 흐르고
부귀는 구름과 같구나
효친충군 못한 몸이
다른 일을 알겠는가
종일 가만히 앉았으니
허수아비 완연하다
산수나 노래하고
풍월이나 읊어보며
숲속 새를 희롱하고
소나무를 만져보며
임자없는 좋은 자연
임의로 주장하니
좋을시고 산수지락
이 또한 성덕이라
초가집 봄잠 느즈막이
새소리에 깨어나니
금장산 취하고 살리
맛이 좋기도하다
마음이 만든 병든 몸
이제야 회복하는구나
구름속에 캐온 약초
물고기 함께 하고
창 앞에 부는 청풍
고인이 자로 온다
꽃피는 봄 잎지는 가을
사시를 짐작하고
아침 밭갈기 저녁 책읽기는
백년을 기약하네
냇가꽃나무 낮풍경은
도심을 자아내고
오동나무 비친 달빛
천루를 얻었구나
소나무에서 조는 백학
찻물 연기 피하고
꽃그늘 만든 푸른 베개
손님 소식 전하는구나
용두산 상상봉에
완보로 높이 올라
구름 속 궁 바라보고
아득한 경복궁 축도 후에
○○○복(○○○服) 조냥으로
○걸어 한가한 정원 구름 볼 바
○밭 꽃밭 돌아보고
아이 불러 차 다리니
물외신선(物外神仙) 내 아니면
연단도사(鍊丹道士) 그 뉘던고
○○노래 한 곡조(曲調)에
○청운(靑雲)이 멀었도다
인간(人間) 청복(淸福) 내 계곡 산
삼공의 귀와 바꿀쏘냐
즐거움이 안에 있어 약 없이도 병이 낫네
연하고질 다 나았다
앉고 싶으면 앉고 눕고 싶으면 눕고
천명의 유한함을 지키는 것이고
사람의 자족함을 즐기는 것이요
산에 오르고 물가에 가는 것은
지리의 무궁함을 탐하는 것이라
그 외에 한가함 얻어
동자 두셋 앞세우고
요순의 건곤이요
공맹의 일월이라
단군의 천년 풍속
기자의 팔조 교시
눈 앞에 높이 높아
어짊 지혜 근원 보며
흉금을 다시 열어
광경을 수습하고
사자정 푸른 개울
목욕하고 돌아와서
향을 피워 단좌한 후
경서 두루 읽어보니
안연의 좋은 기상
오늘 날 거의 볼 듯
사람 안택 좋은 집을
이제나 구경하세
의관을 엘제도로
순박하게 차려입고
산길 가파른 좁은 길로
점점 찾아 들어가니
기구한 저 험로의
묵은 띠만 다 지내고
꽃향기 속 거닐다가
입근정에 쉬었다가
인(仁)의 산 바로 넘어
의(義)의 정도 썩 나서니
칠보 층대 밝고 밝아
열두 뇌문 소요하니
집마다 미풍이요
촌마다 유훈이라
대도중평 넓은 길에
불편부당 걸어가서
예(禮)의 삼백 함의 삼천
조마다 구경하니
정자의 밝은 유덕
은연 중 거기 있다
지(智)의 물 건넜더니
세상 길 여러 갈래
가운데 길 하나 올라
믿음으로 걸어가니
피곤함이 매우 커서
길가 석단 기댔더니
꿈인지 생시인지 오늘 일은
심신도 허랑하다
청풍이 건듯 불어
앞길을 인도하니
정처 없이 가는 길이
한 곳에 다다르니
별천지 비인간은
천계가 완연하다
기린과 달리는 짐승이오
봉황과 나는 새라
홀로 높은 황금 난간 높은 집에
옥황상제 자리하니
구천 제군 열위하고
삼계 영령 모두 모였더라
열(閱)보(寶)급(笈) 고(考)경서(經書)는
금관 옥대 몇 선궁인고
공덕문을 지난 후에
화육원을 들어서며
미풍을 비겨서서
우주중간 살펴보니
장하다 천태만상
조화옹의 조물보소
흰 것 희고 붉은 것 붉으니
나무마다 꽃마다 타고난 기품이요
날 것 날고 뛸 것 뛰니
금수마다 하늘의 조화로다
학이 울고 ~ 소리 하늘에 울림은
진실로 느끼는 바 그리하고
어잠심연(魚潛深淵) 적공소(赤孔昭)는
도례발원(導禮潑源) 숨길쏘냐
솔개는 높이 날고
고기는 물에 뛴다
형이유취 물이군분(形而類聚 物以群分)
존비굴신(尊卑屈伸) 갈라내니
용사칩이(龍蛇蟄而) 존신(存身)하고
척확굴이(尺蠖屈而) 구중(求仲)이라
만물이 번성 중에
인생이 최귀로다
그 남은 괴이재생목
기수지 일변이라
일식 지진 산붕 해일
어찌 다 측량하리
지성 불식 상천재는
무성 무취 뿐일레라
현현묵묵 변화기를
우부가 알쏘냐
쳐다보니 푸르고 또 푸른 하늘
내려보니 가없고 가없는 경계
갈 길이 희미하여
이윽히 주저하다
가던 길로 회정하여
초당에 돌아오니
도로 일이 없어
동몽을 훈학한다
성현의 깊은 말씀
박학불교 하였어라
사람의 큰 병통이
호위인사 있다하니
천견박식 이 내 몸이
마음 속 자괴 중에
남이 응당 웃으리라
정리 건곤 한중 일월
성화를 목욕하니
뉘라서 가불쏘냐
시년이 반백이라
인간 공도 저 백발이
내 머리에 오겠구나
자탄으로 하는 말이
백발은 왔다만은
사람 노릇 못한 몸이
백발은 어인 일인고
백발이 이제 오니
청춘이 다시 올까
이팔청춘 사람들아
소년행락 자랑마소
세월은 기다리지 않으니
어찌 소년을 늘릴 수 있으리오
동산에 지는 꽃은
명년 삼월 다시 피고
서산에 지는 해는
명일 다시 보려니와
남천부 늙은 영감
뉘라 다시 소년 될까
아서라 쓸 데 없다
지 일이 다 허사라
초로같은 이내 인생
죽어지면 무엇하리
채약하던 진시황은
여산청초 가련하고
구선하던 한문제는
무릉모우 처량하다
천항부자 석숭이는
석두성의 일배사요
경국미색 양귀비는
마외역 고혼이라
가자서라 가자서라
구경하러 가자서라
무슨 구경 가자는가
산수 구경 가자서라
만고의 대망 공부자는
태산에 오르시고
천인의 기상 회점이는
기수에 목욕하고
술 잘먹던 이태백은
채석강에 완월하고
동쪽으로 가는 물은
언제 다시 돌아올고
나같이 천한 인생
아니놀고 무엇하리
청춘에 구경하고
와유강산 해볼 것을
이제야 늦게 알아
명산대천 놀아보자
천관산 월출산은
전날에 올라보고
지리산 금강산은
천하명산 이르나니
죽장망해 찾아가서
한 번 구경 못할소냐
중국 사람 하는 말도
한 번 보고 싶다 하였으니
본국에 태어나서
한 번 구경 못할소냐
팔만구 암자 만이천 봉
지겹도록 들은지 오래이니
가다가 못가거든
인가 찾아 자고가세
풍속도 들어보고
세태도 살펴보아
글 잘하던 소동파는
적벽강에 뱃놀이하니
사람이나 동네 인심이 후한지 박한지
이 또한 구경거리라
여러 날 가고가서
금강산에 도착하거든
단발령에 머리 깎고
세신암에 저을 씻어
전념을 청소한 후
유점사 찾아가서
소승불러 길을 묻고
노승불러 경치 물어
팔만구암자 좋은 경치
낱낱이 다본 후에
선록(仙綠)을 겨우 잡어
그 위 일층 봉에 올라
만이천 봉 경치마다
차례로 구경할 제
하늘에 사는 신선 만나거든
담화나 나누어보세
동자야 손님오시거든
구경갔다 이르거라
최종업데이트
2018.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