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누설 2002 대선경선 2탄
- 작성일
- 2002.01.16 09:49
- 등록자
- 울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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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25
수학적으로 생각해야하는 고차원방정식 (선호투표제)
글 제목 2002대선 게임의 법칙 시리즈 4탄 - 더 이상 이인제 대세론은 없다.
글쓴이 제갈량 (비회원: )
2002대선 게임의 법칙 4
- 더 이상 이인제 대세론은 없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내로라 하는 논객이었던 강준만과 유시민이 지면을 통해 엄청난 논전을 벌인 적이 있다. 당시 유시민은 [1997대선 게임의 법칙]이란 책을 통해서 영남지역의 비토가 있는 한 김대중의 당선은 불가한 일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강준만은 정권교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며 김대중 지지의 당위성을 설파하였다. 유시민 역시 당위적 의미에서 김대중의 당선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제3의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이었다.
결국 97년 대선은 39만표 차이라는 김대중의 드라마틱한 신승으로 막을 내리며, 유시민 본인의 표현대로 별로 크지도 않은 코가 납작해졌다. 사실 유시민의 제3후보 추대론은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도 아니었고, 합리적인 판단 능력을 가진 사람은 모두 유시민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MBC프로그램 3김시대에 출현하여 한화갑 의원이 나와 DJ가 4수를 하는 동안 선거에서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한번도 없었다고 한 것은 주관적 희망이 극대화된 사람들의 이야기였지 객관적 정세판단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영남의 절대적 비토가 살아있던 97년에 DJ는 승리하였고, 대선에서 여당필승이란 공식이 처음으로 무너졌다는 점이다. 97년에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한 한국 정치지형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변수가 DJ에게 유리하게 전개되었다. DJP연대와 TV토론 등은 DJ 스스로 만들어낸 유리한 변수들이었지만, 이회창 아들의 병역시비, 이인제의 탈당, IMF사태 등 의외의 변수들 역시 모조리 DJ에게 유리한 것만 터져 나왔던 것이다.
변화된 조건의 핵심 - 예측불가능성
1992년에 YS가 TV토론을 절대로 피해 다닌 것은 의외의 변수를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어차피 선거구도를 가만히 놔두기만 하면 자신이 승리하게 되어있는 상황에서, 돌출상황이 나타날 수 있는 TV토론을 하는 것은 좋을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갖은 뒷말과 입방아를 무릎 쓰고 TV토론을 거절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회창이 97년에 불리함을 알면서도 TV토론을 할 수밖에 없었고, 이후에 쏟아져 나오던 각종 불리한 변수들을 제어할 수 없었던 것처럼, 이제는 살아있는 생물이라 일컬어지는 정치가 어떠한 변수를 양산해낼 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을 지경이 되고 있다.
정권교체가 이루어지고 처음 벌어지는 선거의 변수는 지금 아무도 예측 못하는 곳으로 흘러가고 있다. 먼저 민주당 내 경선판도가 가장 혼미에 휩싸여 있다. 사실 그동안 집권여당의 차기 후보를 선출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변수는 대통령의 마음이었다. 노심이니 김심이니 하는 말들이 경선국면에서 유행어가 된 것은 대통령의 의중이 가장 큰 변수였기 때문이다. 지난 해까지 제갈량은 모든 정보망을 총 동원하여 DJ의 의중을 알고자 했었다. 청와대 비서실로부터 흘러나오는 정보와 여러 취재기자들의 비공식 소식통을 종합해보면 DJ의 마음이 어느 쪽에 기울고 있었냐는 어렵지 않게 유추가 가능하였다. 이제는 DJ가 공식적인 경선불개입을 선언함으로써 이 같은 정보가 쓸모가 없어졌지만, 일반적인 이인제 대세론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것만 밝혀두는 바이다.
경선국면에 파동을 일으킨 DJ의 총재직 사퇴
민주당 경선이 큰 변수로 파동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 총재직을 사퇴하면서였다. 그 이전까지 민주당 경선의 예상은 삼척동자도 할 수 있는 단순 구도였다. 동교동계 구파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인제 대세론을 분석하고, 이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DJ의 의중을 알아내는 것만으로 경선 결과는 쉽게 예측이 가능하였다. 별다른 변수가 개입할 여지가 없었으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단정적으로 누가 후보가 될 것이라고 과감히 천기를 누설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각종 주간지와 어설픈 정치평론가 수준에서 예상할 수 있는 이인제 대세론은 상당히 쉽게 논거를 제시할 수 있어 간결하게 대중들에게 폭발력을 얻어갔었다. 여론조사를 통한 지지율상의 우위, 동교동계 구파 지지에 따른 조직력, 어디서 나오는지 출처가 궁금한 자금력에다가 지난 선거에 출마했던 인지도가 더해져 이인제 대세론은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었다. 물론 완전한 천기누설의 경지에 이르려면 DJ의 속마음을 넘겨짚을 줄 아는 수준은 되어야 했으나, 지난 편에 이야기했듯이 단편적 사고를 하고 있는 기자나 평론가 수준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어쨌든 DJ 사퇴 이전까지는 이인제 대세론과 이에 대한 결정적 변수가 될 김심의 고려로서 모든 분석이 완결됐지만, 지금부터는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해야 한다.
경선국면을 예측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발해야 한다.
자! 그렇다면 180도 다르게 전개되고 있는 현 정치국면을 알아볼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무엇인가? 유감스럽게도 현재 조중동을 비롯한 모든 중앙일간지와 각종 주간지, 정치관련 홈페이지를 뒤져봐도 새로운 패러다임이라 내세울 수 있는 잣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있다. 모두들 어떻게 할지 헤매고 있으면서 두루뭉실한 논조와 어설픈 넘어가기로 현 국면의 어지러움을 희석시키고 있을 뿐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근본 원인은 민주당 쇄신파의 예상을 뛰어넘는 활동 때문이다. 국민참여경선이 우리 정치에 본격적으로 도입이 되는 것은 다음 선거에나 가능한 일로 예측이 되고 있었는데, DJ의 사퇴로 민주당 경선부터 전격 도입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런 변화된 상황은 1차적으로 선두권을 달리는 사람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왜냐하면 YS의 TV토론 거부에서도 보았듯이 선두를 달리는 구도가 형성되어 있는 상황에서 판을 흔드는 어떠한 변수도 잘해야 본전이 되기 때문이다.
1,000m 경주에서 10,000m 경주로 - 의미를 잃어버린 30m의 우위
어쨌든 조건은 변하였다. 1만여명의 대의원을 상대로 하는 천미터 경주가 7만여명의 국민참여선거인단을 대상으로 하는 일만미터 경주로 갑자기 바뀌어버린 것이다. 천미터 경주에서 30미터의 우위를 점하고 있던 이인제로서는 아주 안 좋은 결과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이인제의 전략은 '이대로'였다. '이대로'만 가면 자기에게 민주당 후보의 자리가 올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정치 상황은 의외로 뻗어가기 시작했고, 이인제는 돌출변수를 제어해야 하는 골치 아픈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현재 기자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이인제 캠프는 국민참여선거인단이 문제가 아니라 새롭게 도입된 선호투표제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현재 정동영의 부상과 각종 호남권 후보의 돌출로 인하여 이인제가 무난히 얻을 것으로 예상이 되던 45%의 득표율은커녕, 1차 선거에서 30%대에 머물 수도 있다는 가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차 선거 30%대는 대세론이 아니라 역대세론을 유포시킬 수 있는, 이인제로서는 아주 실망스런 결과이다. 왜냐하면 동교동 구파라는 조직표에 의존하고 있는 이인제에게 치명타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력화되고 있는 민주당 경선 관련 여론조사
국민참여경선제는 지금 각종 언론매체가 실시하고 있는 여론조사도 무력화시키고 있다. 언론사들은 자신의 밥벌이를 위해서 이러한 사실을 숨기고 있는지, 아니면 몰라서 그러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변화된 경선 구도에서 지금과 같은 여론조사는 전혀 효용가치가 없다. 왜냐하면 여론조사의 핵심은 정확한 표본추출에 있다. 표본추출의 신뢰가 무너지면 여론조사는 쓰레기 정보에 불과하다. 이미 지난 2000년 총선의 출구조사에서 이 같은 사실은 여실히 증명이 된 바 있다.
민주당이 확정한 국민참여경선제에서 일반 국민의 비율은 무려 50%에 달하고 있다. 그동안 여론조사는 대의원 혹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였다. 그러나 민주당 경선을 정확히 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민참여경선에 어떤 사람이 들어가게 될지를 알아야 한다. 현재 이에 대한 예측은 전무한 상황이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들에 의하면 약 150만명 정도가 신청할 것으로 예상하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추정치에 불과하다. 또한 지역별로 안배를 한다고 하지만, 과연 영남이나 충청, 수도권에 주소를 둔 신청자들이 순수 그 지역 사람이 될지도 심히 의심스럽다. 해태타이거스가 연속 우승의 행진을 할 때 전국을 홈구장으로 할 정도로 팬을 몰고 다녔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을 것이다. 만일 해태라는 팀이 멋있어서 수도권에 팬이 많고 심지어 영남에도 팬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대단한 착각이다. 현재 국민참여 경선에 참여할 사람들 중에 본적이나 원적을 호남에 둔 사람의 비율을 사람에 따라서는 70% 이상까지 예측하는 경우도 있다. 누구도 국민참여선거인단이 어떠한 유형을 띄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것을 예측하여 변수를 반영하지 못한다면, 작금에 실시되고 있는 어떠한 여론조사도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1월 15일자 경향신문에 보도된 선호투표방식으로 2차에 이인제가 51%를 획득하게 된다는 기사는 현재 국면에서 말도 안 되는 수치임을 밝혀두는 바이다. 주간지인 뉴스메이커 여론조사를 인용 보도한 이 기사는 앞서 언급한 변화한 조건을 하나도 고려하지 않고, 선호투표 방식을 현 대의원에게만 적용한 아주 무식한 기법의 여론조사이다. 여론조사의 기본적 조건을 갖추지 않은 엉터리 조사인 것이다. 다시 말해 확정된 선거인단 중에서 20%에 불과한 대의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마치 전체 선거인단을 반영한 조사인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경향신문 기자는 스스로 여론조사기법이나 현 민주당 선거방식을 모른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개할 정도로 무식한 사람인지, 아니면 어떤 특정한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엄청난 변수가 될 선호투표제
선호투표제의 도입은 제갈량의 머리로도 오랜 시간을 분석해야 하는 복잡한 변수이다. 미국의 어느 정치학자가 처음 제안했다는 이 제도는 호주에서 처음 도입해서 호주식 선호투표제라고 이름하고 있다. 이 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한번의 선거로 결선투표의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으로 비토그룹이 적으면서 호감도가 가장 높은 후보에게 유리한 제도이다.
만일 선두주자가 30%대에 머문다고 가정했을 때, 그 이후에 벌어질 선호투표제 방식에 따른 표 배분은 아주 엉뚱한 방향으로 결과를 전개시킬 수 있다. 아주 흥미로운 것은 선호투표제의 도입이 어떠한 파장을 일으킬지, 현재 민주당 내 유력주자들은 물론이고 특대위에서 쇄신안을 확정한 국회의원들조차도 몰랐다는 후문 때문이다. 특대위에서 핵심적으로 활약한 모 의원은 "논의할 때까지만 해도 미처 몰랐는데, 모든 것이 결정되고 보니 노무현 고문에게 아주 유리하게 되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뒤늦게 상황파악이 되고 있는 이인제 대선캠프
현재 이인제 캠프는 뒤늦게 상황 파악을 한 것 같다. 부랴부랴 대책 마련을 숙의하고 있지만, 선호투표제의 특성상 확실한 대책은 합종연횡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있다. 신년 여론조사를 보고 가장 실망한 사람들이 노무현과 김근태 지지자로 알려져 있고, 가장 웃은 사람들이 이인제와 정동영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치의 합종연횡구도와 선호투표제가 가져온 파장을 고려한다면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선두주자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한 3분지계
3강구도의 정립과 선호투표제는 이인제 대세론의 결정적 파열음을 예고하고 있다.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량의 3분지계를 생각하면 아주 이해하기가 쉽다. 그와 유사한 상황이 민주당의 대선 판도에서 나타날 수 있다. 물론 그 수혜자가 누가 될지 결정이 안되었을 뿐이다. 3분지계는 다름이 아니라 3국의 정립을 위해 선두를 달리고 있던 조조를 손권과 유비가 손을 잡고 완전히 격파하면서 이루어진 것이다. 완전한 3분의 구도는 선두주자에게는 가장 불리한 구도이다. 노무현 지지자들은 속으로 정동영이 양보해주고 연대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지 모르지만, 제갈량의 생각으로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이인제와 노무현, 정동영의 완벽한 3강구도가 형성되고 2위와 3위간의 선호투표제에 따른 이심전심의 연대가 이루어진다면, 동교동계의 조직표는 순식간에 영향력을 잃고 방향을 상실할 수 있다. 조직표가 바람에 사라진 예는 이웃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가 단기필마로 총리에 등극한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만일 정동영이 바람을 일으킨다면 그 의미가 어떤 것이 되는지 파악해야 한다. 노무현과 정동영의 지지세가 늘어날수록 개혁세력의 파이는 점점 커져간다는 의미이다. 선호투표제는 각자의 이익을 위해 열심히 뛰면 저절로 공공의 이익이 실현이 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런 질서가 성립이 되어갈 때, 정동영에게 간 표의 2번째 선호후보는 누가 될 것인지 생각해보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3분지계가 왜 선두주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지 머릿속에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다.
지역순회투표, 한국의 뉴햄프셔 제주도와 울산 선거를 주목하라!
또 하나의 변수는 이번 경선이 지역순회로 벌어진다는 것이다. 그동안 체육관에서 한번에 투표하고 한번에 개표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제는 지역별로 순회하면서 한달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경선이 진행된다. 더구나 지역별 투표가 끝나면 그 결과가 다음 지역의 투표 전에 곧바로 공개된다. 이것은 선거인단간의 상호작용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국의 뉴햄프셔라 불리는 제주도의 선거는 전체의 선거판세를 흔들 수도 있다. 미국 뉴햄프셔 선거 결과가 일반적 선거결과와 잘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선거인단 서로간에 영향력을 미치는 변수 때문이다.
문제는 제주도가 육지와는 전혀 다른 예측불가능의 선거결과를 가져온 지역이란 점이다. 어떤 지역보다 제주도에서는 무소속의 당선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심지어 무소속이 한계를 절감하고 기존 당에 입당하면, 바로 다음 선거에서 제3의 무소속 후보를 당선시키는 이변도 심심치 않게 일으킨 곳이다. 그렇다면 정당사상 처음으로 실시되는 국민참여경선에서는 더욱더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불문가지의 일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제주 투표 후 다음 일정이 울산이라는 것이다. 울산은 경상도의 일반적 선거양태하고도 또 틀린 곳이다. 지난 선거에서 민노당이 아깝게 낙선하기도 했고, 공단 밀집지역으로 어느 곳보다 노동자의 인구비율이 높은 곳이다. 이곳에서 민주당의 경선에 참여할 사람들이 누가 될 것인지 곰곰이 따져보면 의외의 예상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만약 이곳에서 의외의 사람이 압도적인 선두를 차지했을 때, 이후 선거에 미칠 파장은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예측불가능성에 빨리 대처하는 후보가 경선승리의 우위에 설 것이다.
제갈량이 이인제 캠프에 훈수를 둔다면,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빨리 대책을 세우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인제 대세론은 모든 변수에 의해서 무의미해졌다. 만약 이인제가 이런 상황의 심각성을 모른다면 눈앞에서 민주당 후보자리를 여론조사 2위 이하 후보에게 넘겨주는 사태를 목도하게 될 것이다.
물론 다른 캠프의 사람들에게도 같은 조언을 해줄 수 있다. 모든 것을 무에서 시작하라고 말이다. 현재는 조조라는 1강이 형성되어 있다가, 중소 제후들이 새로운 질서를 창출하며 천하3분의 구도가 형성되어 가는 시기와 너무 흡사하다. 제갈량의 지혜를 가져가야 한다.
여론조사는 참고만 해야지 대세를 판단하는 자료로 활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3만5천명에 이르는 선거인단이 어떤 사람이 될 지에 대한 명확한 결론과 선호투표제에 따른 정확한 조사기법이 나오기 전에는 전혀 활용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호감도와 정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선호투표제
과연 현재의 국면이 어떻게 전개되어갈지에 대해서는 차후의 정치환경 변화를 봐가면서 예측해 나갈 것이다. 다만 선호투표제에 따른다면 이인제는 상당히 불리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만 언급해두고자 한다. 이인제의 가장 큰 약점은 절대 비토계층의 존재이다. 여론조사상 이인제의 경우 지지(33.7%)보다 반대(55.9%)가 훨씬 많다. 고정표의 단단함보다 느슨함 속에서 폭넓은 호감도가 선호투표에서는 가장 중요하다. 이 점에 있어서 이인제는 확실한 마이너스 요인을 가지고 있다. 현재 민주당 후보 중에서 가장 높은 호감도는 노무현이 유지하고 있다. 여론조사상 노무현의 호감도는 42%, 이인제는 25%로 나타나고 있다. 정치학자들은 인지도가 호감도에, 호감도가 지지도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호감도와 확실한 정의 상관관계가 나오도록 만든 선거제도가 바로 선호투표제인 것이다. 더구나 인지도가 노무현보다 앞서고 있음에도 호감도에서 뒤지는 현상은 앞으로 선거국면이 전개될수록 이인제에게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누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빨리 찾아낼 것인가?
현재 벌어지는 구도는 한국에서 전혀 경험하지 못한 색다른 정치국면이 전개될 것이다. 아무도 예상 못할 상황이며, 이 변화의 바람이 어디로 갈지는 이해 당사자들도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모든 것을 무에서 시작해야 한다. 처음부터 밑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애시당초 잘못된 전제에서 시작한 모든 시나리오는 폐기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현 국면을 분석해야 할 것이다. 누가 빨리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발하고 이에 적응하느냐가 4월 20일 경선의 승자를 만들어 낼 것이다.
더 이상 이인제 대세론은 없다. 예측불가능의 혼미한 구도 속에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길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국민선거인단의 모집이 시작되면 가능한 사람은 모두 신청하기를 바란다. 예측이 혼미해질수록 참여하는 사람에 의해 모든 것이 판가름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확실한 길은 조금 더 지켜본 다음에 제시할 것이다.
다음 호를 기대하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