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 mbc 토론에 부쳐
- 작성일
- 2002.01.25 12:08
- 등록자
- 나OO
- 조회수
- 1590
지금의 이인제를 만든 것은 절대적으로 김영삼의 역할이었다.
88년 청문회에서 노무현이나 이철 등에 비해 인기가 조금 떨어졌던 B급 스타였던 이인제는, 호남을 포위하고 역사를 후퇴시킨 91년 3당 합당 당시 아무런 이의 제기 없이 조용히 김영삼을 따라 나섰다.
물론 이 때 노무현, 이철, 김정길 등은 단호히 거부하며 외롭고 힘든 정치 역정을 시작했다.
노무현이나 이철이 떠난 김영삼에게 이인제는 더 귀한 인재가 되었다. 그래서 그를 노동부 장관에 임명하고 경기도 지사에도 공천하여 비중있는 정치인으로 키워 갔다. 그리고, 다분히 이회창을 견제하기 위해 김영삼이 의도한 대로 '깜작 놀랄 만한 젊은 후보'에까지 거론되며 이인제는
더 유명해졌다.
노무현이나 이철이 3당 합당 당시에 김영삼을 따라 갔다면, 노동부장관이나 경기도 지사 등은 그들의 몫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원칙과 소신에 충실하고자 했고, 역사 앞에 떳떳하고자 했기에 김영삼의 부당한 정치적 행보를 거부하고 스스로 험한 길을 자청하였다.
반면, 이인제는 자신의 정치적 이해와 영달을 우선시하는 기회주의적 처신으로 김영삼의 반민주적이고 반민족적인 3당 합당에 순응하였고, 그렇게 합류한 신한국당에서 자신의 정치적 이해를 좇아 다시 탈당, 97년 대선에 독자 출마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2002년 대선을 위한 민주당 경선에서 이인제와 노무현이 대결하게 되었다.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 기회주의적 선택을 한 이인제와 원칙과 소신에 따라 정치적 희생마저 감수했던 노무현이 마주한 것이다.
이 대결은 결코 그 두사람만의 대결이 아니다.
해방 후 이 땅에서 항상 승리해 온 기회주의적 처신과 줄곧 패배해 온 원칙과 소신에 충실한 처신과의 한 판 승부인 것이다.
이 대결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향후 이 나라의 가치관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자녀 교육의 방향도 달라질 것이다.
우리 자식들에게,
잠시 손해 보더라도 옳은 길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가르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그 때 그 때 자신에게 더 이익이 되는 길만 선택하면 결국 승리한다고 가르칠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