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산업 지각변동 불러와
- 작성일
- 2006.04.04 16:33
- 등록자
- 농OO
- 조회수
- 2693
과수산업
지각변동 불러와
포도
작년 수입액 51% 증가…관세 철폐땐 엄청난 파괴력
4월1일이면
칠레와 맺은 FTA(자유무역협정)가 시행된 지 2년째. 주변에선 생각보다 쉽게 칠레산
농산물을 접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관세가 떨어지는 칠레산 농산물이 우리 농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특히
2004년을 기점으로 관세가 5년 안에 철폐되는 포도주, 10년 안에 철폐되는 포도(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만)·키위 등의 수입량은 벌써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칠레산 포도 수입액은 전년에 비해 51.3%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포도
수입 증가율이 27.6%인 점을 감안하면 FTA 효과가 상당히 작용했음을 짐작케 한다.
키위 수입액도 2004년 288만5,000달러어치에서 2005년 799만6,000달러어치로 177%나
늘었다. 2003년 수입 포도주 시장의 6.5%를 차지했던 칠레산 포도주는 2년 만에 점유율을
17.6%까지 끌어올렸다.
FTA
체결 전 국내 수입 농산물 시장에서 칠레가 차지했던 비중은 불과 0.4%. 그러나 별
볼일 없었던 칠레와의 FTA는 우리 과수산업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2008년까지
전체 복숭아밭의 36%(5,700㏊), 시설포도밭의 34%(560㏊), 키위밭의 16%(140㏊)가
사라지게 된 것. 농가들로부터 폐원 신청을 받은 결과다. 정부는 고령농 등에 보상금을
주고 폐원을 유도하는 대신 경쟁력 있는 농가만 집중 육성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배원길 농림부 과수화훼과장은 "2004~2010년 거점 산지유통센터 설립과 생산시설
현대화 등에 1조2,000억원의 FTA 기금을 투입, 과수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도 시설포도 묘목 갱신, 비가림시설 설치 등의 FTA 지원사업에
호응이 높은 편이다. 정용열 경북도 유통특작과 계장은 "키낮은 사과원 조성으로
농가 노동력을 줄이는 동시에 과일의 품질개선 및 신기술 투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올해 영주·의성지역에 거점 산지유통센터가 완공되면 과일의 품질 등급화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원 대책에도 농가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백화명산포도영농조합 대표 황의청씨(50·경북
상주 모동면)는 "포도농사가 갈수록 힘들어질 것 같다"며 "칠레산 〈레드글로브〉는
저장기간이 1년이나 돼 노지포도 시장까지 상당 부분 잠식하는 등 계절관세도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시설자금의 50%를 지원하지만 자부담을 3,000만원씩
들여 하우스를 세울 수 있는 농가는 거의 없다"며 "주스·포도주 등 가공용
포도 수요 개척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환
GS&J 인스티튜트 이사장은 "정부가 인위적인 구조조정 대책을 펴기보다는 경영안정
차원의 소득 대책을 만들고 농가들을 조직화하는 프로그램 제공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