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처방전 도입 '논란'
- 작성일
- 2006.04.20 16:21
- 등록자
- 농OO
- 조회수
- 2445
가축처방전
도입 '논란'
수의사
"항생제등 오·남용 불러", 축산농 "부담만 늘어 아직은…"
축산농가의
자가진료를 인정한 수의사법 시행령에 대해 수의사들이 헌법소원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수의사처방전을 놓고 수의계와 축산농가 간 갈등이 재현되고 있다.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위원장 홍하일)는 항생제
오·남용을
방치하면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중될 것이라며 가축질병에 대한 수의사
처방전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축산농가들은 수의사가 부족한 현실에 비춰볼 때수의사 처방전 제도의 도입은 시기상조라며
반발하고 있다. 수의사 처방전 논란의 배경과 해결방안을 짚어본다.
◆대한민국에
수의사는 없다=수의사들은 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수의사란 직함은 있으나 진료처방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모순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항변한다. 따라서 항생제 오·남용이
축산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한다. 홍하일 위원장은 "동물용 의약품은
비전문가인 동물약품 판매업자가 무분별하게 유통시키고 있다"며 "이는 결국 가축의
항생제 오·남용으로 이어져 소비자 불신에 따른 농가 피해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축산 항생제 사용량은 해마다 줄고 있으나 외국에 비해 많게는
10배까지 사용량이 많은 수준이다. 또 항생제 사용에 별다른 규제가 없는 실정이다.
◆축산농가,
왜 꺼리고 있나=수의사 처방에 따른 경영비 부담과 진료 요청의 불편함 등을 도입
반대의 이유로 들고 있다. 또 축산업의 전업화가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한 데다 사육하는 동물의 개체별 진료 투약도 어렵다는 것이다.
김동성
양돈협회 전무는 "잔류물질 검사 및 안전사용 기준 등 동물약품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특히 악성 질병이 발생할 경우 수의사의 처방을 기다리다
보면 농가의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한양계협회는
동물약품을 수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사용을 제한할 경우 축산농가의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현행의 동물약품 판매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법은
없나=전문가들은 농가가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외국산 축산물과의 경쟁과 안전한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증가하는 환경에서 이 제도에 대한 필요성도 점차 높아가고
있다는 것.
따라서
전문가들은 항생제와 호르몬제 등 주요 동물의약품에 대한 수의사처방전을 우선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두
강원대 수의대 교수는 "여러 항생제를 동시에 투여하는 등 내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며 "항생제 등 동물약품을 전문가가 관리하면 치료기간과 횟수 등이 줄어
농가에 경제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철
동물약품협회 상무도 "좀더 일찍부터 도입했어야 했다"면서 "축산업계 내부보다는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가축의 항생제 내성 문제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