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숙 과일 조기출하 영농비 더들고 소비부진 초래 '득보다 실'
- 작성일
- 2006.05.01 13:34
- 등록자
- 농OO
- 조회수
- 2610
미성숙
과일 조기출하 영농비 더들고
소비부진
초래 '득보다 실'
최근
과수 재배농가들의 조기출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남보다 먼저 출하해야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다는 농가의 의식이 강해지면서 딸기·참외·포도·복숭아
등의 출하시기가 10일에서 한달 가까이 앞당겨지고 있다. 하지만 상품성이 받쳐주지
않는 조기출하는 오히려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비용
늘고 소득증대 미미 =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하우스 재배농가의 생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게다가 출하시기를 앞당기려고 투입된 자재비·시설비
등은 농산물값에 크게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 산지의 설명이다.
경북
경산에서 천도복숭아 시설재배를 하는 김운태씨는 "기름값이 지난해보다 ℓ당 110원이
오른 데다 날씨 영향으로 난방비가 50% 가까이 늘었다"며 "하지만 농산물값이 크게
오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태현
충남 논산동부농협 가야곡지점 과장은 "조기출하를 하려면 딸기는 냉장육묘, 시설포도는
기름을 더 때야 하는 등 영농비가 더 들어간다"며 "하지만 제때 출하한 것보다
당도와 수량이 떨어지는 데다 비싼 가격 때문에 수요층도 약해 전체 소득 측면에선
농가에 크게 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숙과
출하 = 초출하시 미숙과를 출하해 소비부진을 불러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햇과일이 처음 나올 때는 희소성 때문에 값이 비교적 높게 형성된다. 하지만
미숙과 출하율이 높아 맛과 품질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용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차장은 "일찍 나오는 것이 높은 값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맛 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지난해 추석과 올 설
명절 때 맛이 없는 배와〈한라봉〉이 시장을 흐려놓아 소비자들의 반복 구매의욕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제때 상품성을 갖춰 출하한 농가들까지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외국산
농산물 공세에 밀릴 수도 = 이렇게 조기출하를 할 경우 생산단가는 올라가고 가격경쟁력은
떨어진다는 것이 산지와 시장의 공통된 시각이다. 따라서 맛과 싼 가격으로 무장한
외국산 농산물과 경쟁하기엔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강성곤
경남 의령군농업기술센터 지도사는 "다른 지역에서 수박 작기를 앞당기자 물량이
겹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남부권에서도 시기를 당기는 추세"라며 "생산비는 갈수록
늘고 가격경쟁력은 약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
상주에서 포도농사를 짓고 있는 신상호씨는 "과일은 기호식품이라 외국산이 싸고
맛있으면 소비자들은 국내산 대신 외국산을 선택할 것"이라며 "생산비를 절감하는
방안을 강구하지 않으면 국내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품질
높이고 수익성 따져봐야 = 조기출하 농산물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품질 고급화가 기본
전제가 돼야 한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초기 높은 가격에 대한
성급한 마음을 버리고, 품질을 높여 출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영태
농협가락공판장 부장장은 "농가들이 출하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조금이라도 더 높은
값을 받기 위한 노력"이라며 "다른 농가가 한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할 것이 아니라
소득향상에 도움이 되는지 철저히 검토해보고 품질 경쟁력을 높여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