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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서별곡 기봉. 백광홍 (岐峯. 白光弘 ) (1522~1566) 안양면 기산

관서 명승지에
왕명으로 보내실 새
행장을 다스리니
칼 하나뿐이로다.
연조문 내달려
모화고개 넘어드니,
임지 가는 마음 빠르거니
고향을 생각하랴?
벽제에 말 갈아
임진에 배 건너
천수원 돌아드니
송경은 고국이라,
만월대도 보기 싫다
황강은 전장이라
형극이 우거졌다
서산 해 반 기울었거늘
채찍을 다시 뽑아
구현을 넘어드니,
생양관 기슭에
버들마저 푸르렀다.
감송정 돌아들어
대동강 바라보니,
십리 물결과 첩첩 안개 속 버들
상하에 어리었다.
봄바람 수다스레
화산에 비껴 부니
녹의홍상 비껴 앉아,
섬섬 옥수로 녹기금 이어 타며,
하얀 이 붉은 입술
채련곡을 부르니,
태을 진인이 연잎 타고
옥하수로 내리는 듯
설마 왕사 미고한들
풍경에 어찌하리?
연광정 돌아들어
부벽루에 올라가니,
능라도 방초와
금수산 연화는
봄빛을 자랑한다.
천 년 기자 조선의
태평 문물은
어제인 듯 하다마는
풍월루에 꿈 깨어
칠성문 돌아드니,
작은 말 짐바리에
홍의 입은 객흥 어떠한가?
누대도 많고
산수도 많건마는,
백상루에 올라앉아
청천강 바라보니,
세 갈레 산 형세는
장함도 끝이 없다.
하물며 결승정 내려와
철옹성 돌아드니,
연이운 구름 속 분첩은
백 리에 펼쳐있고,
하늘에 높이 선 중강은
사면으로 비꼈구나.
사방 큰 진과
한 나라의 거대한 모습이
팔도의 머리구나.
배 밭에 꽃 피고
두견화 못 다질 때
영중에 일이 없어
산수를 보려고
약산 동쪽 대에
술 싣고 올라가니,
눈 아래 구름 낀 하늘
한 눈에 끝없도다.
백두산 내린 물이
향로봉 감돌아
천 리를 비껴 흘러
대 앞으로 지나가니,
빙 돌아 굽이 흘러
노룡이 꼬리치고
바다의 문으로 드는 듯
뛰어난 지세 끝이 없다,
풍경인들 아니 볼까?
가냘픈 선녀와
늘씬한 처녀
구름 비단 단장하고
좌우에 벌여 있어
거문고 가야고
봉생 용관을
부르거니 이어가니
하는 양은
주 목왕 옥 궁전에서
서왕모 만나
백운곡 부르는 듯
서산에 해가 지고
동쪽 고개 달이 뜨고,
푸른 귀밑머리 탐진 쪽진
머리 반쯤 머금은 듯 교태부리고,
잔 받드는 모양은
낙포 선녀
양지 바른 대에 내려
초왕을 놀래키 듯
이 경도 좋거니와
원려인들 잊겠는가?
감당 소백과
세류 장군이
일시에 동행하여
강변으로 순하하니,
휘황찬 옥절과
성대한 용의 깃발
장천을 비껴지나
푸른 산 떨쳐간다.
도의 남쪽 넘어들어
배고개 올라 앉아
찬 눈 쌓인 고개 뒤로 하고
쟁백산 굽어 보니,
첩첩 산중 겹겹 관문
갈수록 어렵구나.
백 리 길 중관과 천 리길 검각도
이렇듯 하였던가?
팔만 맹수는
계도하여 앞세우고,
삼천 철갑 기병 뒤에
옹위하여 뛰어오르니,
오랑캐 부락이
우러러 투항하여
백두산 내린 물에
구름 한 점 없도다.
장강이 천연 요새인들
지세로 홀로 하며,
병사 병마 정강한들
인화 없이 할 수 있나?
태평 무사함도
성인의 교화로다.
청춘 쉽게 가고
산수도 한가할 때
아니 놀고 어이하랴?
수항정에 배 꾸며
압록강 저어 내려
이어진 강 벌려진 진은
창기 편 듯 하였거늘,
오랑캐 산천을
역력히 지내보니,
황제 성은 언제 쌓고
황제묘는 뉘 묘인가?
옛일 생각하니 감회롭다
잔 다시 부어라.
비파곶 내리 저어
파저강 건너가니,
층암 절벽
보기도 좋도다.
구룡소에 배 매고
통군정에 올라가니,
臺隍은 壯麗야
枕夷夏之交로다
대황이 어디인가?
봉황성 가깝구나.
서쪽 돌아갈 이 있으면
좋은 소식 보내고져.
천 배 잔에 대취하여
춤추며 옷소매를 떨치니,
황혼 찬 하늘에
북과 피리 시끄럽다.
하늘은 높고 땅은 펼쳐 있고
흥이 가고 슬픔 오니
이 땅이 어디인가?
부모 생각 나그네 눈물
절로 흘러 알 수 없네.
서쪽 해안 다시 보고
깃발 돌려 영에 돌아오니,
장부 흉금이
조금은 나아지리라.
설마 돌무덤 기둥의 천년 학인들
나 같은 이 또 보았는가?
어느 때 뛰어난 경치 기록하여
임금님 궁궐에 아뢸까?
머지않아 글로 여쭈어 궁궐에 다다르리라.
최종업데이트
2018.05.11